Ⅰ. 서론
주택은 대부분의 가구에 있어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가장 핵심적인 자산이며, 일상생활의 기반이자 생계유지의 기반으로 기능한다. 단순한 주거 공간의 의미를 넘어, 주택은 재산 축적의 수단이자 세대 간 자산 이전의 매개로서 국민경제 내에서 중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같은 중요성으로 인해 주거 안정은 국가의 핵심 정책 과제로 꾸준히 유지되어왔다. 국민 주거 안정 실현을 위한 정책 설계의 전제는 주택 수요 구조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다. 주택 수요는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가구의 소득 수준, 가족 구성 변화, 사회경제적 지위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시계열적으로 변화하며, 특히 생애주기의 흐름에 따라 주택에 대한 필요와 선호는 상이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생애주기는 가구의 주거 선택 행동을 설명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분석단위로 기능해왔다.
기존 생애주기 이론은 일반적으로 가구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가족 규모가 확대되며, 주거에 대한 안정성과 소유에 대한 선호가 점진적으로 강화되는 전이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실제 주택시장에서는 이와 같은 선형적 전환 경로가 항상 관찰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2018년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는 미래 주택가격 상승을 선반영하려는 조기 매입 수요가 청년층 및 중소득 계층에서 대두되었으며, 이른바 ‘영끌’이라는 행태로 나타났다. 이는 점진적 자가 전환이라는 전통적 생애주기 모델과는 상반되는 경로로, 외생 변수에 의해 수요 구조가 변형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이다. 이러한 가격 상승의 구조적 배경은 정량적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rice to income ratio, PIR)은 2010년 6.7배에서 2020년 8.0배로 증가하였으며(통계청, 2020), 이는 가계가 동일한 소득 수준 하에서 자가를 확보하기 위해 경제적 부담을 그만큼 더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가구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수도권 평균 가구원 수는 2010년 2.8명에서 2020년 2.5명으로 감소하였고(통계청, 2022), 2020년 세대수는 전년 대비 약 59만 가구가 증가하여, 10년 연간 증가치(연 30~40만 내외)를 크게 상회하였다(통계청, 2021). 이는 저출산과 고령화, 주택청약제도 대응을 위한 세대 분리 등 구조적 외생변수에 따른 가구 단위의 변화가 주거수요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2장 선행연구 검토에서 상세히 밝히겠지만, 그간 주거실태조사를 활용하여 가구의 생애주기(life-cycle)에 따른 주택소비 패턴에 대해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었다. 그러나 모두 일정 시점 자료를 이용한 횡단면 분석에 그치고 있다(박천규 외, 2009; 이금열, 2015; 이준민 외, 2022).1) 일정 시점에서 연령대를 구분하여 주택소비 패턴의 차이를 밝힌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생애주기의 변화에 따른 주택소비 패턴의 변화라고 볼 수 없으며, 단지 그 시점에서 연령대별 주택소비 행태의 차이를 분석한 것에 불과하다. 기존 연구가 단일 시점의 횡단면 분석에 치중한 이유는 주거실태조사 기간이 비교적 짧다는 점과 표본이 무작위 추출되어(random sampling) 동일가구를 추적 조사하는 패널 데이터(panel data)가 아니라는 점에 기인한다.
그러나 현재 주거실태조사는 패널 데이터는 아니지만 시계열 자료(time-series data)가 상당히 축적되어 일정 시점에서의 생애주기별 주택소비 패턴뿐 아니라 시간 경과에 따라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를 고려한 유사집단의 주택 소비패턴 분석이 어느 정도 가능한 상황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구 소득 등 경제적 여건, 가구원 수 및 가구 구성 등 가구특성이 변화하고 주택시장의 상황도 달라진다. 이에 따라 유사한 특성을 가지는 가구일지라도 자가주택의 선택을 포함한 주택 소비패턴이 달라질 수 있다.
본 연구는 우선 자가주택선택 종합모형을 이용하여 주택경기가 침체기였던 2010년과 호황기였던 2020년에 가구의 자가주택 선택이 어떠한 차이를 보이고 어떤 요인에 의해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자가주택선택 생애주기별 모형을 이용하여 두 가지 분석을 추가하고자 한다. 첫째, 2010년에서 2020년으로 시간이 경과되어 생애주기가 바뀔 때 자가주택 선택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단일 시점의 횡단면자료를 이용하여 생애주기를 분석하면 동일 또는 유사 가구집단의 생애주기 이전에 따른 주거 소비 행태 변화를 동태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 예컨대 2010년 형성기 가구집단과 확장기 가구집단은 전혀 다른 집단이다. 그러나 가령 생애주기를 10년 단위로 구분하고 2010년과 2020년 두 시점 자료를 이용한다면 2010년 형성기 가구집단은 2020년 확장기 가구집단과 유사한 속성을 가진 집단이 된다. 물론 주거실태조사는 패널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에 동일 가구집단은 아니다. 둘째는 2010년과 2020년 동일 생애주기에 놓여있는 가구집단의 자가주택 선택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복합적인 분석을 통해 시간 경과에 따른 자가주택 선택의 주요 영향요인 파악과 더불어 주택경기 변동이 자가주택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함으로써 장기 주택정책 수립 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광역지자체는 10년 단위 법정계획인 장기 주거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주거기본법 제5조, 제6조). 계획의 내용에는 임대주택과 분양주택 공급 호수를 포함하고 있다. 주택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가구 특성별 자가주택 선택의 변화를 생애주기 흐름에 따라 시계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면, 생애주기 상 독립기부터 축소기까지 다수의 코호트로 구분하여 다중코호트 분석(multi-cohort analysis)을 실시함으로써 중장기 주택정책 수립에 실증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Ⅱ. 선행연구 검토
점유형태 또는 자가주택 선택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다양한 분석 변수와 방법론을 통해 자가 및 임차 여부를 결정짓는 요인을 탐색해 왔으며, 그중에서도 소득, 자산, 금융비용과 같은 경제적 요인은 설명변수로 가장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변수들은 가구의 주택구입 능력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되어 왔으며, 점유형태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을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데 주요한 토대가 되어 왔다.
주택 점유형태 또는 자가주택 선택과 관련된 기존 연구들은 가구 단위의 경제·사회적 특성에 중점을 둔 연구,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연구, 행동경제학적 설명변수를 활용한 연구, 제도 및 정책환경에 기반을 둔 연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어 왔다.
먼저 가구 단위의 경제·사회적 특성에 중점을 둔 연구들을 살펴보면, 홍종문·이주형(2007)은 인구구조와 경제변수를 기반으로 한 패널분석을 통해, 장기적 주택가격 안정 요인이 점유형태 선택에도 간접적으로 작용함을 실증하였으며, 이준민 외(2022)는 고소득 및 고자산 가구일수록 자가 선택 확률이 높고 주거면적 또한 확대되는 경향이 있음을 실증적으로 규명하였다. 이금열(2015)은 단순한 소득 수준뿐 아니라 소득의 안정성 여부가 자가 선택에 보다 구조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였다. 윤성진(2021)은 금리와 보유세율의 변화가 자가 및 임차 가구 간 주거비용 구조에 상이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밝힘으로써 외부환경 변화가 점유행태에 미치는 차등 효과를 실증하였다. 박천규 외(2009) 또한 가구의 생애주기 구분에 따라 소득 및 자산 수준이 점유형태에 미치는 영향이 상이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하며, 연령과 가족구성이 결합된 변수 설정을 통해 경제적 변수들이 가구의 특성과 상호작용하면서 점유형태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김지현(2017)은 주택 구입은 소비와 투자 목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특히 투자수요는 지역별 시장 상황에 따라 공간적으로 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김진유·박지윤(2017)은 주택수요의 추정 과정에서 가구원 수 기반의 비선형 회귀모형을 적용함으로써 기존 선형모형의 설명력 한계를 보완하고자 하였으며, 박종훈·이성우(2016)는 주택의 ‘투자가치’는 자가 소유에 긍정적이나 ‘시장가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이는 거시경제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함을 확인하였다. 이정섭(2011)은 출생 코호트를 도입하여 세대별 주거 이동 경로가 상이하게 나타남을 분석하였고, 이창효·이승일(2012)은 가구원 수 증가가 주거 이동의 주요 촉진 요인으로 작용함을 규명하였다. 김주영·유승동(2013)은 1~2인 가구가 다인 가구에 비해 자가 선택 확률이 낮다는 점을 실증하였고, 최열·이고은(2013)은 고학력 등 사회경제적 특성이 생애 최초 자가 구입 연령에 선제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였다. 임미화(2020)는 1인 가구 내 성별에 따라 주거비용 차이가 존재함을 실증하였다. 이들 연구는 점유형태 또는 자가주택 선택이 단순한 경제 변수의 절대값에만 기반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었으며, 생애 단계와 자산 축적 여력 등 복합적 구조를 고려해야 함을 시사하였다.
지역성과 가구구성 특성에 기반한 접근도 점유형태 해석에 있어 주요한 분석틀로 활용되어 왔다. 김부권·원두환(2022)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소비·투자 성향의 차이가 자가 보유 결정에 이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분석하였다. 홍성효(2024)는 물리적 거리보다 권역 간 이주가 자가점유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으며, 이는 지역성 차이에서 비롯된 정보 비대칭성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이옥자(2021)는 고소득 1인가구의 경우에도 수도권 내 주거비용의 상대적 부담으로 인해 자가 선택을 회피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하였다. 한수정(2021)은 생애주기 구간별 점유형태와 주거만족도의 관계를 분석하면서, 특히 가구 확장기와 축소기에서 자가 전환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남을 밝혔다. 최도형 외(2023)는 다항 로짓모형을 활용하여 주택유형별 점유선택의 변화를 실증하였다. 이들 연구는 생애단계에 따른 주거행태의 변화가 지역성과 결합하여 나타나는 구조를 해석하는 데 기여하였지만, 대부분 단순 연령 구간이나 가구원 수를 중심으로 분석단위를 설정하였다는 점에서 실질적 생활단계의 구조까지 반영하지는 못하였다는 한계를 갖는다.
행동경제학적 설명변수를 활용한 점유형태 결정 연구는 최근 들어 이론적·실증적 관심을 끌고 있다. 서지우(2024)는 자가 보유 여부가 계층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연결된다는 점을 밝혔으며, 신형섭·정의철(2021)는 자가 보유가 신혼가구의 출산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실증결과를 제시하였다. 이창효(2015)는 신혼가구의 자가 의향은 주거의식 및 제도에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정의철(2017)은 과거의 자가 거주 경험은 현재의 점유형태 선택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며, 특히 젊은 층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분석하였다. Drew(2014)는 임차가구를 대상으로 한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주택 소유에 대한 신념이 향후 자가 전환 의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규명하였다. Carter(2011)는 부부 내 이자 소득과 자가 선택 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하며, 소득 구조와 점유형태 간의 상관성이 단방향이 아닌 상호적인 구조로 작용함을 계량적으로 해석하였다. 이들 연구는 심리적 기대, 계층이동 인식, 가족계획 등 전통적인 경제변수로는 설명이 어려운 점유행태의 결정 요인을 정량적으로 해석하는 데 기여하였으며, 정책적 시사점 또한 내포하고 있다.
제도 및 정책환경에 기반한 설명은 점유형태 분석의 거시적 틀을 제공하는 접근으로 간주된다. Gyourko(2001)는 미국의 주택소유 접근성을 분석하면서, 자산 제약이 영구소득보다 더 강력한 제약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실증하였다. Englund et al.(2005)은 국가 간 법제도, 공공지원, 금융 접근성, 세제 혜택 등의 제도 환경 차이가 점유형태 결정에 구조적으로 작용함을 계량 분석하였으며, 이는 각국의 제도구조가 주택소유율의 결정 구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소영·정의철(2010)은 DTI 규제는 자가보유 확률을 유의미하게 감소시켰으며, 특히 중간소득층과 수도권 가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하였다. 정의철(2005)은 모기지론 도입은 자산제약조건을 완화하여 자가소유 확률을 높이며, 금융 지원이 초기 자금 부족 가구의 구매력을 실질적으로 제고한다고 밝혔다. 박원암(2013)은 금융위기 사례를 기초로 건전성 정책의 중요성을 제기하였으며, 송준혁·김영일(2013)은 LTV 규제 완화가 청년층의 자가 보유율 증가와 가계부채 상승이라는 이중적 결과를 초래함을 실증하였다. 이들 연구는 점유형태 결정이 단순한 가구 내부의 선택 행태가 아닌, 제도적·환경적 조건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분석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기존의 선행연구는 점유형태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경제력, 지역 특성, 가족 구성, 행동 요인, 제도적 배경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왔다.
그러나 다수의 연구가 소득과 자산을 개별 변수로 설정하거나 단일 시점의 특성을 기준으로 분석하였으며, 변수 간 구조적 관계 및 반복 관측 기반의 시계열 흐름을 고려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또한, 생애주기 구분에 있어 단순 연령이나 가구원수 기준에 의존한 경우가 많아, 실제 생활단계에서의 구성원 관계성이나 구조를 반영한 접근은 제한적이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자 한다. 먼저 생애주기 구분에 있어서 가구주의 연령과 더불어 실제 생활단계에서 구성원의 관계성을 고려하였다. 생애주기의 구체적인 구분에 대해서는 3장에서 상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단일 시점 자료가 아니라 시간축에 따른 두 시점 자료를 분석한다. 두 시점의 자료를 활용하면 생애주기 단계별로 코호트(cohort)를 구성하고, 시간 경과에 따른 생애주기 전이 효과와 상이한 시점에 놓인 동일 생애주기 단계의 비교 분석이 가능해진다.
예컨대 2010년 주거실태조사 자료만으로 생애주기별 가구의 주거 소비 행태를 분석하는 경우 형성기 가구집단과 확장기 가구집단은 전혀 다른 속성을 가진 집단이다. 그러나 2010년과 2020년 주거실태조사 자료를 동시에 분석하고 생애주기를 10년 단위로 설정한다면 2010년 형성기 가구집단과 2020년 확장기 가구집단은 유사한 속성을 가진 집단이 된다. 이 경우 모형추정 결과를 활용하여 생애주기 전이 효과와 상이한 시점 동일 생애주기 단계 행태변화 분석이 가능하게 된다. 먼저 2010년 형성기 가구집단이 2020년 성장기 가구집단이 되었을 때 자가주택 선택 변화를 추적하는 것과 같이 시간 축을 따라 생애주기가 변할 때 행태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다음으로 2010년 형성기 가구집단과 2020년 형성기 가구집단과 같이 동일 생애주기 단계의 집단이 다른 시점에서 취하는 행태를 비교·분석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하여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있었던 2010년과 호황기에 있었던 2020년 자료를 비교·분석함으로써 경기상황 변화에 따른 생애주기별 자가주택 선택 변화까지 살펴봄으로써 주택정책 수립에 참고가 될 시사점을 얻을 수 있도록 연구를 설계하였다.
Ⅲ. 분석자료 및 변수설정
본 연구는 가구의 생애주기적 특성과 주택시장의 경기상황 변화가 자가주택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기 위하여 시간적, 공간적, 내용적 범위와 분석 방법론을 설정하였다. 특히 횡단면 중심의 기존 연구들이 구조적 변화와 시계열적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을 고려하여, 반복형 횡단면자료를 활용한 실증분석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시간적 범위는 2010년과 2020년을 중심으로 설정하였다. 2010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가 침체 되었던 시기로, 당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2.9% 하락하였다. 반면 2020년은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확대, 자산시장 과열 등 복합적 요인으로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9.1%를 기록한 시점으로, 양 시점은 시장 외부환경의 차이가 뚜렷하게 구분되어 주거 선택 행태에도 상이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통계청, 2025b).
공간적 범위는 수도권(서울·인천·경기)으로 한정하였다. 수도권은 인구 및 경제 활동이 집중된 지역으로서, 주택시장 동향과 정책 효과가 선명하게 나타나는 공간이다. 특히 서울은 주택가격 수준과 임대 수요 구조 등에서 다른 지역과 구분되는 특성을 가지므로, 분석모형에 서울 지역 여부를 식별할 수 있는 더미변수를 추가하여 공간적 이질성을 통제하였다. 이는 수도권 내부에서도 지역별 수요 구조 차이를 반영함으로써, 자가주택 선택의 공간적 특성을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데에 기여한다.
내용적 범위는 생애주기와 자가주택 선택 간의 이론적 연계와 실증적 특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으로 설정하였다. 기존 연구의 상당수는 소득 수준이나 가구원 수와 같은 단일 변수에 기반하거나 특정 시점의 경제조건만으로 주거 선택을 설명하였으나, 이러한 접근은 실질적인 생활단계에서 발생하는 수요 변화를 포괄하기에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본 연구는 구조적 특성과 시장 여건이 결합된 생활단계를 분석단위로 설정하고, 생애주기별 자가주택 선택 행위의 이질성과 변동성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생애주기 구분은 기존의 단순 연령 기준이나 군집 중심 분류와는 달리, 가구 구성원 간 관계성과 세대 구조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재정의하였다. 또한, 분석대상 표본은 혈연관계 중심의 일반가구로 한정하였다. 일부 선행연구는 가구원 수를 기준으로 설정하고, 비혈연 기반 공동체 형태나 특수 가구 유형까지 포함한 바 있으나, 본 연구는 가족 구조가 자가주택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혈연 중심 가구만을 포함하였다. 이와 같은 설계는 주거수요 결정에 있어 구조적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식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자 한 것이다. 한편, 유사한 경제적 여건을 지닌 가구라 하더라도 생애주기의 위치, 구성원의 속성, 세대 간 역할 구조에 따라 주거 선택 행태는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 경제적 여건뿐 아니라 생활 조건의 다양성과 구조가 자가주택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석 방법론은 이론적 논의와 실증적 접근을 결합한 다층적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실증분석에서는 이항로짓분석을 적용하였으며, 자가 여부(1) 또는 임차 여부(0)를 종속변수로 설정하고, 설명변수는 이후 분석 부분에서 상세히 제시할 것이다.
실증모형 분석을 위한 기초자료는 국토교통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활용하였다(통계청, 2025a). 정부는 주거기본법 제20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에 따라 2006년부터 매년 주거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주거실태조사는 우리 국민의 가구특성, 주거환경, 주거이동 등 주거생활의 전반적인 사항을 조사하는 조사통계로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정책수립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주거실태조사는 전국을 대상으로 표본가구를 선정하고 가구를 직접 방문하여 대면 면접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분석한다. 동 조사는 2016년까지는 일반조사와 정책조사(특수가구조사)로 구분하여 일반조사는 짝수해에, 정책조사는 홀수해에 실시하였으나, 2017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다. 일반가구 표본 수는 2만~6만이며, 2006년과 2008년 3만 가구, 2010년과 2012년 3.3만 가구, 2014년과 2016년 2만 가구, 2017년 이후 6만 가구로 확대되었다. 주거실태조사는 국내 주거 관련 조사 중에서도 표본규모가 가장 크고, 다양한 조사항목을 포함하고 있어 활용성이 높은 자료이다. 특히 2006년 이후 정기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있고 마이크로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어 다양한 분석과 시기별 특성 비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거실태조사는 층화표본추출(stratified sampling) 방식을 활용하여 표본을 추출하고 있으며, 층화기준은 지역, 주거유형, 가구유형 등이다. 층화표본추출 방식은 대표성 확보, 소집단 포함, 추정의 정밀도 향상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전수화 과정에서 가중치를 적용하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생애주기 단계를 세분화하는 과정에서 전체표본 중 생애주기별 조건에 맞는 가구만을 각 단계에 포함함으로써 가중치를 설정하는 것이 어려워 이를 적용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음을 밝혀둔다.
선행연구에서 가구의 생애주기 단계를 구분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첫째는 가구주의 연령을 기준으로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 등으로 구분하거나, 20대, 30대, 40대, 50대 이상 등으로 구분한다(박천규 외, 2009). 둘째는 가족의 형성기(25~34세), 확장기(35~44세), 수축기(45~64세), 소멸기(65세 이상)로 구분하고 있다(통계개발원, 2013). 이 연구에서는 가구주 연령과 가구 구성 형태를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생애주기를 독립기, 형성기, 확장기, 안정기, 축소기 등 총 5단계로 설정하였으며, 각 기준은 <표 1>과 같다. 우선 가구주 연령은 10년 단위로 구분하였다. 10년 단위로 구분한 이유는 주택경기 상황과 이용가능한 주거실태조사 자료를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침체국면에 있었던 2010년과 코로나19에 따른 저금리와 시중 유동성 확대로 호황국면에 있었던 2020년은 주택시장이 상반된 상황에 놓여 있었다.2) 과거 경험에 의하면 침체기에는 주택 구입을 보류하고, 호황기에는 소위 ‘영끌’까지 가세하는 경향이 있어서 위 두 시점에서 생애주기별 자가 점유 선택의 차이를 분석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구분 | 가구주 연령 | 가구 구성 |
---|---|---|
독립기 | 35세 미만 | 1인 가구 |
형성기 | 35세 이상 45세 미만 | 부부+미취학 자녀 (만 6세 미만) |
확장기 | 45세 이상 55세 미만 | 부부+학령기 자녀 (만 6세~17세 이하) |
안정기 | 55세 이상 65세 미만 | 부부+성인 자녀 (만 18세 이상) |
축소기 | 65세 이상 | 1인 가구 및 부부가구 |
가구 구성 형태는 청년 1인가구의 급증을 감안하여 독립기, 부부+자녀의 초중고 취학여부를 기준으로 형성기와 확장기, 부부+성년 자녀로 구성된 안정기, 노년 부부 또는 독신의 축소기로 구분하고, 주거실태조사 자료 중 이에 부합하는 표본만을 추출하였다. 이와 같이 연령 기준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질적 생활단계를 반영하여 생애주기를 구분하고 자가주택 선택의 구조적 차이를 도출하는 것 역시 정책적·학술적 측면에서 의의가 있을 것이다.3)
분석의 공간적 범위는 수도권으로 설정하였다. 수도권은 주택수요가 많고 주거이동이 상대적으로 빈번한 지역이며 다양한 연령층이 거주하여 본 연구의 목적 중 하나인 생애주기별 특성을 파악하기에도 유리하다. 또한 비수도권을 포함할 경우 주택시장 여건이 상이한 지역이 포함되어 모형의 효율성과 추정결과의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공간적 범위를 설정하였다. 한편 추정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점유형태, 거주주택 유형 등을 기준으로 분석대상을 제한하였다. 먼저 점유형태 측면에서는 일세, 사글세, 무상 거주가구를 분석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다음으로 주택 유형의 경우 오피스텔, 주택이외의 거처 등에 거주하고 있는 가구를 제외하였다. 끝으로 입주대상에 제한이 있고 주거비용이 민간 주택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공공임대주택은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이상의 분석 범위와 생애주기 분류 기준을 적용하여 최종적으로 실증분석에 활용된 자료의 표본수는 <표 2>와 같다.
구분 | 2010년(가구) | 2020년(가구) |
---|---|---|
독립기 | 497 | 545 |
형성기 | 737 | 1,008 |
확장기 | 1,078 | 1,167 |
안정기 | 1,376 | 2,371 |
축소기 | 1,392 | 3,369 |
소계(A) | 5,080 | 8,460 |
총표본수(B) | 12,286 | 15,091 |
분석대상 표본비율(A/B, %) | 41.3 | 56.1 |
2010년 주거실태조사의 경우 총 12,286가구가, 2020년 주거실태조사의 경우 15,091가구가 분석 대상에 포함되었으며 이는 전체 표본 대비 2010년은 41.3%, 2020년은 56.1%에 해당한다.
주거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각 연도의 기초통계량을 살펴보면 <표 3> 이하와 같다. 먼저 자가 거주가구 비율은 2010년이 57.6%, 2020년이 64.1%로 나타났다. 시기에 관계 없이 안정기까지는 생애주기 단계가 진행될수록 자가 거주 가구 비율이 높아지고 축소기에 들어서면서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2020년의 경우 안정기와 축소기의 자가 거주 가구 비율이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구분 | 2010년 | 2020년 | ||
---|---|---|---|---|
자가(%) | 임차(%) | 자가(%) | 임차(%) | |
독립기 | 4.4 | 95.6 | 5.0 | 95.0 |
형성기 | 36.6 | 63.4 | 41.8 | 58.2 |
확장기 | 54.5 | 45.5 | 60.8 | 39.2 |
안정기 | 78.2 | 21.8 | 74.6 | 25.4 |
축소기 | 69.6 | 30.4 | 74.2 | 25.8 |
전체 | 57.6 | 42.4 | 64.1 | 35.9 |
다음으로 거주 주택 유형을 분석한 결과는 <표 4>와 같다. 아파트 거주 가구 비율은 2010년 44.7%, 2020년 50.2%로 나타났다. 생애주기별로는 독립기와 축소기를 제외하면 대체로 아파트 거주가구 비율이 높은 특성을 보였으며 시기별로는 2010년에 비해 2020년에 아파트 거주 가구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구분 | 2010년(%) | 2020년 | ||
---|---|---|---|---|
아파트 | 비아파트 | 아파트 | 비아파트 | |
독립기 | 11.9 | 88.1 | 12.1 | 87.9 |
형성기 | 66.1 | 33.9 | 64.6 | 35.4 |
확장기 | 58.5 | 41.5 | 66.7 | 33.3 |
안정기 | 47.6 | 52.4 | 55.6 | 44.4 |
축소기 | 31.6 | 68.4 | 42.4 | 57.6 |
전체 | 44.7 | 55.3 | 50.2 | 49.8 |
가구의 평균 주거면적과 사용방수를 살펴보면 <표 5>에서 보듯이 생애주기가 진행될수록 평균 주거면적과 사용방수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다 축소기에 진입하면서 감소하는 특성이 나타났다. 평균 주거면적은 2020년 70.9m2, 2010년 69.5m2로 나타났으며 평균 사용방수는 각각 3.8개와 3.7개로 분석되었다.
구분 | 2010년 | 2020년 | ||
---|---|---|---|---|
주거면적 (m2) |
사용방수 (개) |
주거면적 (m2) |
사용방수 (개) |
|
독립기 | 35.1 | 2.7 | 34.2 | 2.0 |
형성기 | 64.3 | 3.6 | 71.3 | 3.8 |
확장기 | 72.4 | 3.8 | 79.4 | 3.9 |
안정기 | 81.0 | 4.0 | 79.5 | 3.9 |
축소기 | 68.5 | 3.6 | 68.9 | 3.6 |
전체 | 69.5 | 3.8 | 70.9 | 3.7 |
분석대상 가구의 거주지역을 분석한 결과는 <표 6>과 같다. 수도권 지역 중 서울 거주가구 비율이 2010년 47.0%, 2020년 41.8%로 나타났으며 생애주기 단계 중 독립기 가구가 서울에 거주하는 비율이 높았다.
구분 | 2010년(%) | 2020년(%) | ||
---|---|---|---|---|
서울 | 인천·경기 | 서울 | 인천·경기 | |
독립기 | 66.8 | 33.2 | 57.6 | 42.4 |
형성기 | 43.6 | 56.4 | 41.9 | 58.1 |
확장기 | 40.8 | 59.2 | 40.4 | 59.6 |
안정기 | 49.3 | 50.7 | 41.8 | 58.2 |
축소기 | 44.3 | 55.7 | 39.7 | 60.3 |
전체 | 47.0 | 53.0 | 41.8 | 58.2 |
가구 평균 소득과 순자산은 <표 7>과 같다. 2010년 가구 평균 소득은 320만 원, 순자산은 2억 7,793만 원으로 나타났으며, 2020년은 각각 359만 원과 3억 6,100만 원으로 분석되었다. 생애주기별로 보면, 가구 평균 소득은 확장기를 고점으로 안정기와 축소기로 진행되면서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평균 순자산은 안정기까지는 증가하다 축소기로 들어서면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선택모형 추정을 위한 변수는 선행연구와 연구의 목적 등을 반영하여 <표 8>과 같이 설정하였다.
먼저 모형의 종속변수는 차가선택 확률에 대한 자가선택 확률의 비율, 즉 상대적 자가선택 확률을 종속변수로 설정하였다. 다음으로 모형의 독립변수로는 가구 소득과 함께 소득 대비 순자산 배수를 포함하였다. 주택은 고가의 재화로 주택소비는 소득과 함께 자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예컨대 생애주기를 고려할 때 형성기에는 소득은 높으나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고, 쇠퇴기에는 소득은 낮으나 자산이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모형에서 자산의 영향을 소득 대비 순자산 비율로 정규화(normalize)하면 생애주기에 따른 경제적 특성 변화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독립변수로 설정하였다. 자가 사용자비용, 매매/전세 상대비용도 독립변수에 포함하고, 주택 보유의식, 생애주기 단계 및 거주지역을 더미변수로 모형에 포함하였다.
자가선택모형의 독립변수 중 가구 소득은 실제소득(actual income)이 아니라 항상소득(permanent income)을 추정하여 사용하였다. M. Friedman의 항상소득가설에 따르면 항상소득이란 장기적인 평균 기대소득을 의미한다. 주택과 같은 내구재(durable goods)의 수요는 현재의 실제소득보다 앞으로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대소득에 의해서 더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구의 실제소득은 항상소득과 임시소득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항상소득은 실제소득에 가구주 연령, 학력 등의 도구변수를 회귀(regression)하여 나온 결과로 추정할 수 있으며 회귀결과의 잔차는 임시소득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항상소득 추정을 위한 실제소득을 종속변수로 하고 가구주 연령, 가구주 성별, 가구원수, 가구주 학령 및 종사상 지위, 맞벌이 여부, 거주지역 등을 독립변수로 하는 회귀모형을 추정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9>와 같다.
추정 결과에 따르면 항상소득은 가구주 연령 및 성별, 가구원수, 학력 수준, 종사상지위, 맞벌이 여부, 서울 거주 여부와 양(+)의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구주 연령 제곱은 음(‒)의 관계를 보였다. 이는 가구주 연령이 증가하면 일정 연령까지는 항상소득이 증가하지만 고연령층에 이르면 소득이 감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분석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모형이 추정되었으며 모든 변수의 계수값은 1% 수준에서 유의하였다.
또 다른 독립변수 중 사용자비용(user cost, UC)이란 주택을 사용·소비함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을 말한다. 자가주택의 사용자비용은 (식 1)과 같이 산출한다.
여기서 H는 주택가격을 의미하며 α는 자기자본 비율, ic는 시장수익률, τ1은 이자소득세율, im는 대출금리, τ2는 보유세 실효세율, δ는 감가상각 및 유지관리비율, g는 주택가격 상승률을 말한다. 사용자비용 산출을 위한 자기자본 비율(α)은 가구의 순자산을 주택가격으로 나눈 값을 사용하였다. 시장수익률(ic)과 대출금리(im)는 각각 조사시점 당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 가중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적용하였다.4) 이자소득세율(τ1)은 15.4%를 적용하였으며 보유세 실효세율(τ2)은 2010년 0.14%, 2020년 0.17%5) 로, 감가상각 및 유지관리비율(δ)은 2.5%(임미화, 2020: 119)로 가정하였다. 주택가격 상승률(g)은 수도권 평균 주택가격상승률을 적용하였다.
자가선택모형의 독립변수 중 하나로 점유형태에 따른 상대비용을 포함하였다. 상대비용은 점유형태에 따른 주거비용의 상대적인 크기를 나타내는 변수로 자가 주거비용을 임차 주거비용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박천규 외, 2009). 본 연구에서는 자가 주거비용으로 사용자비용을, 임차 주거비용으로 전세 거주에 따른 비용을 적용하였다.6)
상대비용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자가주택의 경우 전세가격을, 임차주택의 경우 매매가격을 추정해야 한다. 이 연구에서는 특성감안가격모델(hedonic price model)을 이용하여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을 추정하였으며 추정결과는 <표 10>, <표 11>과 같다.
각 모형은 일반 선형모형(general linear model), 선형-로그 모형(semi-log mdel), 로그-로그 모형(log-log model) 등을 활용하여 다양하게 분석한 결과, 종속변수에 log를 취하고 독립변수 일부는 log, 일부는 일반 선형으로 분석할 때 모델 적합도(R2)와 개별변수의 유의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임차주택의 매매가격 추정모형과 자가주택의 전세가격 추정모형에서 모든 독립변수의 계수값은 1% 수준에서 유의하였다.
이상의 과정을 통하여 도출된 생애주기별 사용자비용과 상대비용은 <표 12>와 같다. 특히 주택시장 호황기인 2020년에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률이 9.1%에 달하여 자가 사용자비용과 상대비용이 음(‒)으로 나타났다.
Ⅳ. 자가선택모형 실증분석
본 장에서는 앞서 설정한 변수 체계를 바탕으로 자가 점유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분석 모형은 크게 생애주기를 독립변수로 반영한 전체 모형과 생애주기별로 각각의 모형을 추정한 개별 모형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한편 점유형태 선택 시점과 조사 기준 시점 간의 시차에 따른 가구 특성 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2010년 주거실태조사 자료에서는 2005년 이후 거주가구를, 2020년 주거실태조사 자료에서는 2015년 이후 거주가구를 대상으로 자가선택모형을 추정하였다.
전체 모형 추정결과는 <표 13>과 같다. 2010년과 2020년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모형이 추정되었으며 독립변수의 계수값은 대부분 10% 수준에서 유의하였다.
추정결과에 따르면 주택 구매력과 관련된 항상소득, 소득 대비 순자산 등 가구의 경제력 변수는 자가 선택확률과 양(+)의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가의 재화인 주택을 구입하고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자금을 부담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추었는지가 가구의 자가주택 선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침을 보여 주는 결과이다.
사용자비용과 상대비용은 자가 선택확률과 음(‒)의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비용이 자가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절대적 비용으로 비용 부담이 클수록 자가를 선택할 확률은 낮아진다. 상대비용은 자가와 전세의 상대적인 비용을 반영한 변수로 전세 주거비용 대비 자가 사용자비용이 클수록 자가 점유 선택 확률이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전세가격이 주택가격에 비해 빠르게 상승하는 경우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결과이다.
한편 자가보유가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가구가 상대적으로 자가를 선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자가 선택에 있어 가구 특성과 경제력 외에도 행태적 측면의 요인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침을 확인할 수 있다.
거주지역 변수의 경우 2010년 모형에서는 추정된 계수값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2020년 모형에서는 서울 거주 가구가 상대적으로 자가를 선택할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그 시기 서울 주택가격이 지나치게 급등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과 2020년을 비교하면 특히 상대비용과 주택보유의식 변수가 자가주택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이 호황기였던 2020년에는 계수값으로 볼 때 상대비용에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반면, 주택보유의식에는 강하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호황기에는 상대비용이 좀 높더라도 추가적인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으로 자가주택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생애주기 관점에서 보면, 주택경기 침체기였던 2010년에 비해 호황기였던 2020년에 생애주기의 모든 단계에서 계수값이 높게 나타났다. 이 역시 호황기에는 추가적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생애주기 변수의 경우 독립기를 기준으로 분석해보면 생애주기가 진행될수록 자가 선택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생애주기 단계가 자가 선택확률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2010년의 경우 안정기까지는 생애주기 단계가 진행될수록 계수값이 커지면서 자가 선택확률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다 축소기에는 안정기 대비 계수값이 감소하는 결과가 산출되었다. 반면 2020년의 경우 생애주기 단계별 계수값이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축소기에서도 자가 선택확률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생애주기 단계에 따른 자가주택 선택이 주택시장 상황이나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특히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시장이 호황기 흐름을 보이는 경우 생애주기 상 축소기에 진입하여도 자가주택 수요가 감소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주택시장 호황기 가구는 소득과 상대비용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결과는 가구의 경제력이나 비용 부담보다 추가적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내집 마련 기회를 놓칠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자가 선택확률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생애주기별 개별 모형에서는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생애주기 전이 효과와 동일 생애주기 단계 비교 분석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먼저 독립기에 해당하는 가구를 대상으로 자가선택모형을 추정한 결과는 <표 14>와 같다. 추정 결과 2010년에는 소득 대비 순자산과 상대비용이, 2020년에는 항상소득, 소득 대비 순자산, 상대비용이 자가 선택 확률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상대적으로 축적된 자산이 많지 않아 자가 마련 시 자금 부담이 큰 독립기 가구의 경우 자산 수준과 상대비용이 점유형태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의한 변수를 중심으로 2010년과 2020년의 독립기 가구를 비교·분석을 해보면, 소득 대비 자산이 미치는 영향은 비슷한 결과를 보이나, 호황기인 2020년에는 상대비용의 영향력이 크게 감소한다. 이는 주택가격 상승기에는 젊은 층도 높은 상대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주택을 구입하고자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2020년 모형에서 항상소득이 유의한 변수로 추정된 것은 차입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립기 가구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저금리 상황에서 소득 수준이 주택담보대출 한도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음으로 형성기 가구에 대한 자가선택모형 추정결과는 <표 15>와 같다. 2010년 모형의 경우 모든 독립변수의 계수값이, 2020년 모형의 경우 항상소득과 사용자비용을 제외한 변수의 계수값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형 내 독립변수의 영향력을 표준화계수를 통해 비교해 보면 2010년의 경우 소득 대비 순자산 보다 항상소득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 반면, 2020년에는 항상소득의 계수값은 유의하지 않은 대신 소득 대비 순자산 변수의 영향력이 다른 변수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형성기 가구에서도 자산 수준이 자가 선택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독립기 가구 분석과 비교해 형성기 가구에서는 주택보유의식이 자가 선택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혼인을 통해 가구의 소득과 자산이 증가하고 본격적으로 자가수요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형성기 가구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주택보유의식이 자가선택에 미치는 영향은 2010년보다 상대적으로 2020년 모형에서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주택시장 호황기에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택을 보유하려는 심리가 강해진 결과로 보인다.
<표 14>와 <표 15>을 연계하면 독립기 가구와 형성기 가구의 전이 효과를 분석해 볼 수 있다. 2010년 횡단면 분석에 따르면 독립기 가구에 비해 형성기 가구는 소득 대비 순자산과 상대비용의 도 시간 경과와 경기 상황에 의해 다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일정 시점 횡단면 자료에 의해서만 생애주기별 주택 소비행태를 분석한 결과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생애주기 단계 중 확장기 가구의 자가선택모형을 추정한 결과는 <표 16>과 같다. 추정결과 2010년 모형에서는 소득 대비 순자산을 제외한 모든 변수의 계수값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 2020년 모형에서는 사용자비용을 제외한 모든 변수의 계수값이 유의하였다. 2010년과 2020년 확장기 가구를 비교·분석해 보면, 주택시장이 침체되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았던 2010년 확장기 가구는 자산보다는 소득에 기반하여 자가주택 선택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2020년 확장기 가구는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다시 자산의 영향력이 커졌다. 비용측면에서는 2010년은 사용자비용과 상대비용의 유의하게 영향을 미쳤으나 2020년에는 상대비용이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기와 형성기 및 확장기 분석에서 특이한 것은 2010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사용자비용과 상대비용은 자가 점유 선택에 음(‒)의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2020년에는 양(+)의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즉, 2020년 독립기의 상대비용, 형성기와 확장기의 사용자비용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효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주택시장 호황기에는 <표 7>에서 보듯이 보유 자산이 적은 확장기 이하 젊은 층들은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낮고 상승률도 낮은 수도권 외곽지역에서 자가주택을 마련하는 비율이 높은 데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표 15>와 <표 16>을 연계하면 형성기 가구와 확장기 가구의 생애주기 전이 효과를 분석해 볼 수 있다. 2010년 횡단면 분석에 따르면 형성기 가구에 비해 확장기 가구는 상대비용과 주택보유의식의 영향력이 큰 반면, 2010년 형성기 가구가 2020년 확장기 가구로 전이되면 소득 대비 순자산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역시 자가주택 선택이 시간 경과와 경기상황에 의해 주택 소비행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안정기 가구에 대한 추정결과는 <표 17>과 같다. 안정기 가구의 경우 2010년과 2020년 모두 항상소득과 사용자비용이 자가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안정기 가구의 경우 은퇴를 앞두고 가구 소득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소득보다는 자산에 의존하여 자가주택 선택이 이루어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안정기 가구는 확장기 가구에 비해 매우 상이한 양상을 보인다. 2010년과 2020년을 비교하면 주택시장 침체기인 2010년에는 소득 대비 순자산의 영향력이 큰 반면, 호황기인 2020년에는 소득 대비 순자산과 주택보유의식의 영향력이 크게 나타난다. 이는 가구가 안정기에 접어들면 주택가격이 높은 시기에는 보유자산에 기반하여 주택 보유를 강하게 희망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표 16>과 <표 17>을 연계하면 확장기 가구와 안정기 가구의 생애주기 전이 효과를 분석해 볼 수 있다. 2010년 횡단면 분석에 따르면 확장기 가구에 비해 안정기 가구는 사용자비용, 상대비용, 주택보유의식의 영향력이 적은 반면, 2010년 확장기 가구가 2020년 안정기 가구로 전이되면 사용자비용과 상대비용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반면, 주택보유의식의 영향력은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역시 반복형 횡단면 분석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축소기 가구의 자가선택모형 추정결과는 <표 18>과 같다. 축소기 가구의 경우 독립변수의 계수값은 2020년 사용자비용을 제외하고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소기 가구의 경우 가구의 경제력과 주거수요에 큰 변화가 예상되지 않은 시기로 현재 가구의 상황에 따른 점유형태 선택이 이루어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2010년과 2020년 축소기 가구를 비교하면 2010년에는 소득 대비 순자산의 영향력이 큰 반면, 2020년에는 소득 대비 순자산과 더불어 주택보유의식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표 17>과 <표 18>을 연계하여 생애주기 전이 효과를 분석해 보면, 2010년 안정기 가구가 2020년 축소기 가구로 전이 되면 소득대비 순자산, 상대비용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주택보유의식의 영향력은 증가하였다. 이는 축소기 가구도 주택시장 호황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면 노후 주거 안정을 위해 자가 점유 선택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자가주택 선택이 고정된 경로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애주기의 전이 과정과 주택시장 상황이라는 외부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동태적 결정 구조임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시장 침체기(2010년)와 호황기(2020년)를 비교 대상으로 설정하고, 세 가지 계층적 관점에서 자가 선택 요인의 변화 양상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우선, 동일 시점 내에서 생애주기별 가구 특성을 비교한 결과, 시장 여건에 따라 전통적 생애주기 모형의 작동 방식이 달라지는 양상이 확인되었다. 2010년 침체기에는 자가 점유 확률이 안정기에 정점을 이루고 축소기에 이르러 감소하는, 이른바 역U자형 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은퇴기 고령층이 소득 감소와 자산 유동화를 고려해 주택 규모를 축소하거나 처분하는 일반적인 주거 경로와 일치한다. 반면, 2020년 호황기에는 축소기까지 자가 선택 확률이 계속 증가하는 비정형적 경향이 관찰되었으며, 이는 주택의 자산가치에 대한 기대가 고령층의 처분 유인을 약화시키고 보유 의향을 강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다음으로, 동일한 생애주기 집단을 시점별로 비교 분석 결과, 자가 선택에 작용하는 결정 요인이 경기 상황에 따라 구조적으로 변화함이 실증적으로 확인되었다. 침체기인 2010년에는 ‘항상소득’과 ‘사용자비용’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이는 가계의 소득 흐름과 비용 부담에 기반하여 자가주택 선택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2020년 호황기에는 ‘항상소득’의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소득 대비 순자산’의 영향력이 대체적으로 강화되었다. 이는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득만으로는 자가시장 진입이 어려워졌으며, 기존 자산 보유 여부가 선택 가능성을 결정하는 구조적 전환이 발생하였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생애주기 전이 과정을 추적함으로써 단일 시점 비교가 포착하지 못하는 변화 구조를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예컨대, 2010년 ‘형성기’에 소득 기반으로 자가를 선택한 가구는 2020년 ‘확장기’로 전이되면서, 동일 가구라도 ‘소득 대비 순자산’의 영향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구조적 변화를 경험하였다. 마찬가지로, 2010년 ‘확장기’에서 2020년 ‘안정기’로 전환된 집단은 주택 보유의식의 영향력이 강화되었으며, 선택 요인의 구조가 생애주기 전이와 함께 재구성되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결과는 자가 선택이 생애 단계의 고정적 특성만으로 설명될 수 없으며, 가구가 직면하는 시장 환경에 따라 동태적으로 재편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주택정책이 시장 상황과 생애주기별 수요 구조를 동시에 고려한 동태적이며 차별화된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특히 주택시장 침체기에는 단기적 거래 활성화에 그치지 않고 수요 기반의 안정성과 가구의 주거 이동성을 촉진하는 구조적 대응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세제는 한시적 거래세 감면을 넘어 장기 보유 및 유지·관리 비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하며, 주택의 물리적 가치 하락분을 세부담 산정에 반영함으로써 사용자비용 부담을 경감하고 수요 위축을 방지하여 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금융 부문에서는 수요자에 대한 획일적 대출 규제 완화보다 공급자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확보하여 자금 조달 경로를 안정화하고, 생애주기 전환기에 있는 신혼부부나 청년층을 대상으로 선별적 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타당하다. 공공주택 공급 측면에서는 도심 내 유휴 상업·업무시설의 주거 전환이나 민간 미분양 주택의 공공 매입을 통해 장기 임대주택으로 활용함으로써 저비용으로 주택 재고를 확충하고 직주근접성이 높은 주거 공간을 제공하여 주거 이동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주택시장 호황기에는 자산 격차 확대를 억제하고 공급 구조의 탄력성을 제고하는 데 정책의 중심을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세제 및 공급 측면에서는 단순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중과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초기 자본이 부족한 가구가 일부 지분만으로도 주택 소유권을 획득하고 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을 공공과 공유할 수 있는 공유형 주택 모델을 도입함으로써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주택 가격 상승분을 사회적 재투자 구조로 환류시킬 필요가 있다. 금융 측면에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유지하면서 가구가 장기 금리 변동 위험과 상환 부담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시각화된 금융 정보를 제공하여 비이성적인 대출 확대를 억제하고 합리적 부채 관리가 가능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 공공정책 차원에서는 공급 계획의 일관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도시계획 및 인허가 절차를 유연화하여 가격 급등기에 민간 공급이 수요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구조적 공급 부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반복형 횡단면 자료를 활용하여 유사 특성의 집단 간 변화를 추적하였으나 동일 가구의 실질적 경로를 직접 관찰한 패널 기반 분석은 아니기 때문에 개별 행태 변화 해석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자가 선택 여부가 가구의 자율적 선택에 의존하기 때문에 표본 선택 편의(self-selection bias)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고, 분석 대상이 수도권으로 한정되었다는 점에서 전국적 일반화에는 제약이 따른다. 이러한 한계는 후속 연구를 통해 보완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패널 자료 축적을 통해 가구의 생애주기 전이와 시장 대응 과정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고, 선택 편의를 보정하는 통계 기법을 적용하여 분석의 강건성을 높이며, 비수도권 지역을 포함한 비교연구를 통해 지역 간 이질성을 반영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세 가지 분석 틀을 통해 자가 선택이 생애주기라는 내생적 특성과 시장 경기라는 외생적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입증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향후 주거정책 수립 시, 생애주기 단계별 가구의 시계열적 행태와 소득 및 자산 기반 격차를 고려한 동태적 접근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생애주기와 시장 상황에 따라 세제 및 금융 지원, 그리고 주택 공급방식 역시 차별화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10년마다 수립하는 장기 주거종합계획 수립 시 시계열적 변화와 경기상황에 따른 생애주기 단계별 수요 변화를 고려하여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