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전통적인 주택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국지적인 주택 공급의 증가는 해당 지역의 임대료를 하락시키는 주요 요인이다(DiPasquale and Wheaton, 1996; Glaeser and Gyourko, 2018). 국내 연구에서도 신규 주택 준공이 전세가격을 안정화시키는 주요 요인임이 실증된 바 있다. 한국의 전세 제도는 임대인이 보증금을 무이자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사적 금융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강응환·김재환, 2024), 입주가 시작되면 잔금 확보를 위한 임대 물량이 일시적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국지적 공급 충격은 해당 단지에 머무르지 않고 공간적 파급 경로를 통해 인근 기축 단지의 전세가격까지 안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함이 실증되었다(최진·진창하, 2025).
그러나 모든 신규 공급이 반드시 전세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론적으로 신규 공급은 낙후된 주거 환경 개선 효과를 발생시켜, 물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압력이 일부 상쇄될 수 있다(González-Pampillón, 2022). 실제로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는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효과가 상쇄되는 현상이 목격되었다. 저금리 기조로 시장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0~ 2021년에는 상당한 입주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확대된 전세자금대출 등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초과 수요가(오민준·서진호, 2024) 신규 물량을 조기에 소화하며 전세가격이 하락하지 않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반면, 2022년 하반기에는 유사한 규모의 입주가 시장에 막대한 하방 압력을 가하며 전세가격 급락을 초래하였다. 즉, 입주라는 물리적 충격은 금융 및 주택 시장 등의 시장 상황에 따라 이질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배경에서 서울시 아파트 시장을 대상으로 입주라는 국지적 공급 충격이 인근 기축 단지의 전세가격에 미치는 공간적 파급 효과를 실증적으로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는 처치 시점의 이질성을 통제하여 공급 충격의 인과 효과를 식별하고자 하였다. 또한, 입주 물량의 가격 하락 효과가 모든 시점에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수급 및 거시적 금융 여건에 따라 증폭되거나 완화될 수 있음을 검증함으로써, 주택 공급과 전세가격 사이의 동태적 관계에 대한 실증적 분석을 제공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DiPasquale and Wheaton(1996)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신규 주택 공급은 주택재고 증가를 통해 임대료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한편, 국내의 실증연구는 이러한 공급 효과가 공급 방식과 발생 단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박상우·박환용(2014)은 수도권 61개 시군구의 2009~2013년 패널자료에 고정효과모형을 적용하여 신규 건설형 국민임대주택이 주변 전세가격을 낮추지만, 매입임대는 유의한 영향이 없고 전세임대는 오히려 전세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음을 밝혔다. 이재영·박태원(2016)도 서울 25개 자치구의 2010~2014년 패널자료를 이용한 고정효과 분석에서 공공임대주택 재고가 전세가격 상승을 완화하는 반면, 매매가격에는 정(+)의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분석하였다. 강만봉 외(2021)는 공공임대리츠 입주 사례에 DID 분석을 적용하여 인근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이 둔화됨을 확인하였고, 이를 부정적 외부효과라기보다 공급효과로 해석하였다. 이는 공급효과가 단순한 물량 증가 자체보다 신규 건설 여부와 공급 방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비사업 관련 연구는 멸실과 준공의 시차 및 공간적 파급에 주목한다. 지규현 외(2017)는 서울시 멸실 물량을 활용한 동적 패널 선형회귀모형으로 멸실 증가와 전세가격 변동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멸실이 단기적으로 전세가격 상승 압력을 유발할 수 있음을 밝혔다. 최진·진창하(2025)는 서울 25개 자치구의 멸실·준공 자료에 패널 회귀모형, 패널 ARDL 모형, 공간계량모형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는데, 멸실은 단기 상승을, 준공은 장기 안정, 그리고 그 효과의 인접 지역 파급을 확인하였다.
종합하면 선행연구는 주택 공급이 전세가격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는 대체로 일치하지만, 그 방향과 크기는 공급 방식, 효과의 발생 시차 및 공간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기존 연구는 주로 공급 유형별 평균효과나 지역 단위의 장단기·공간효과를 분석한 데 비해, 실제 신규 입주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인근 기축아파트 전세가격의 국지적 반응을 직접 살펴본 연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에 본 연구는 신규 입주라는 사건 단위 공급충격이 인근 기축아파트 전세가격에 미치는 국지적 효과를 분석하고자 한다.
한국의 전세시장은 단기적으로 한정된 주택 재고가 자가거주·전세·월세 사이를 이동하는 상호 연계된 주택 시장의 구조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Lee et al.(2025)은 재고 아파트의 공급 선택이 매매, 임대, 현상유지 사이에서 이루어지며, 매매시장과 임대차시장이 상호작용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밝혔다. 또한 성은영 외(2023)는 전세수급 여건의 변화가 전·월세 계약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분석했다. 즉, 전세가격은 전세시장 내부의 수급뿐 아니라 전세가율, 전월세 전환율 등을 매개로 한 매매·월세시장과의 연계 속에서 형성된다. 한편, 이러한 구조에서 전세보증금은 임대인에게 사실상 무이자 차입 또는 레버리지로 기능할 수 있으므로, 매매시장과 금융시장 여건의 변화가 전세시장으로 쉽게 전달될 수 있다. 박진백·강지민(2025)에 따르면 전세수급은 전세자금대출금리, 주택 준공물량, 주택 매매거래량의 영향을 받고, 임대차 2법 도입 이후에는 금리 요인의 중요성이 더욱 확대되었다. 따라서 입주 시점의 공급 효과가 전세가격에 미치는 영향 역시 물리적 신규 공급 자체만이 아니라, 당시의 전세수급, 매매시장 여건, 월세로의 전환 가능성, 금융조건이 결합된 시장환경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연구는 공공임대 공급이나 정비사업에 따른 멸실·준공이 전세가격에 미치는 평균적·장단기 효과를 주로 지역 단위에서 분석하거나, 전·월세 계약비율 및 전세수급의 결정요인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두어 왔다. 이에 비해 본 연구는 신규 입주가 실제로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인근 기축아파트 전세가격이 국지적으로 어떻게 조정되는지를 분석한다. 특히 동일한 입주 충격이라도 전세시장의 수요우위·공급우위 상태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지를 검증함으로써, 주택공급의 전세가격 효과를 평균적인 관계가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이질적인 효과로 파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처치 시점이 서로 다른, 반복되는 입주를 분석할 수 있는 방법론인 적층형 이중차분법을 적용한다.
Ⅲ. 분석 모형
본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서울특별시이며, 시간적 범위는 2011년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다. 분석의 핵심이 되는 신규 입주 단지는 해당 기간 서울시 내 입주한 1,000세대 이상의 아파트로 정의하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정보는 2011년 1월부터 구축되었으므로 분석에 필요한 6개월의 사전 추세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의 시작 시점을 2011년 7월로 설정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인 입주 인근 단지는 신규 공급 충격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이다. <그림 1>의 좌측에서 연한 분홍색은 서울 시내 아파트를 나타내며, 빨간색은 2001년 7월 1일 이후 사용승인을 받은 1,000세대 이상의 아파트로서 입주 인근 단지로서 선정될 수 있는 잠재 단지이다. 초록색은 2011년 7월 1일 이후 사용승인을 받은 1,000세대 이상의 아파트로서 신규 입주 단지이다. 이들은 관찰 시점에 따라 신규 입주 단지 자기 자신이 될 수도, 또는 주변 신규 입주 단지의 입주 기간에는 입주 인근 단지가 될 수도 있다.
표본 추출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그림 1>의 우측과 같이 신규 입주 단지 중심 좌표를 기준으로 반경 2km 이내에 위치해야 한다. 둘째, 물리적 노후도에 따른 가격 편차를 통제하기 위해, 입주 발생 시점 기준으로부터 10년 이내인 준신축 단지로 한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주택 규모에 따른 이질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석 대상은 전용면적 중소형(59㎡) 및 중형(84㎡) 타입으로 한정하였다. 이에 따라 본 연구의 패널 식별자(ID)는 신규 입주 단지, 입주 인근 단지, 그리고 전용면적의 고유한 조합으로 구성된다. 즉, 동일 단지에서도 59㎡와 84㎡는 별도의 분석 단위로 처리되며, 따라서 면적과 단지의 시간불변 가격 수준은 연구의 설계상 상당 부분 통제된다.
본 연구가 분석 대상을 1,000세대 이상으로 설정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먼저, 시장 파급력 측면이다. 1,000세대 이상의 대단지는 독립적인 생활권을 형성하고(박영민·김종구, 2021) 지역 내 가격을 선도하는 특성이 있어(김광영·안정근, 2010), 인근 전세시장의 수급을 변화시키는 유의미한 충격으로 간주될 수 있다. 또한, 통계적 안정성 측면에서 더욱 유리하다. 대규모 단지는 가격 발견이 용이하므로, 시계열 분석에 필수적인 안정적인 월간 거래 빈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이러한 세대수 기준은 분석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연구 설계상의 기준이며, 1,000세대 미만 단지의 입주가 인근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공급 충격의 공간적 파급 범위는 거리에 따라 차별적이다. González-Pampillón(2022)은 신규 주택 공급의 가격 파급 효과가 반경 1km 이내에서 주로 관찰되며, 특히 200~500m 이내의 근거리에서 그 효과가 극대화된 후 급격히 소멸한다고 분석하였다. 국내 연구인 김진우(2023) 역시 지하철 및 공원 인프라가 전세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반경 500m와 1km 구간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남을 실증하였다. 한편, 강만봉 외(2021)는 대단지 입주 시 반경 2km 이내 지역이 광범위한 영향권에 포함됨을 전제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을 근거로, 본 연구는 반경 2km를 잠재 충격 범위로 설정하되, 물리적 충격이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반경 500m를 처치 구역으로 설정하여 분석하였다.
입주 충격의 지속성 및 분석 기간과 관련하여, 김지연(2022)은 준공으로 인한 가격변동기간이 약 12개월임을 밝혔으며, 강만봉 외(2021) 또한 입주 전후 12개월을 전체 관찰 기간으로 설정(전후 4개월은 제외)하여 공급 충격의 효과를 검증한 바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충격의 즉각적인 반응을 포착하기 위해 ±6개월을 주 분석 기간으로 설정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12개월까지 분석 범위를 확장하여 강건성을 검증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확정일자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한 월간 전세보증금 총액의 자연로그 평균값이다. 총액 기준 적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차이는 앞서 설정한 단지-평형 고정효과를 통해 통제하였다. 또한, 실거래 데이터의 특성상 거래가 발생하지 않는 월의 결측 문제를 최소화하고자, 세대수 기준과 월간 단위의 패널을 설정·구성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측이 발생하는 사례는 존재하였다. 따라서 연구 데이터는 최종적으로 불균형 패널로 구성된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전세수급지수는 KB부동산이 표본 공인중개사무소를 대상으로 시장 동향을 설문 조사하여 산출한 지표이다. 이는 강북 14개구 및 강남 11개구로 나누어 발표되므로, 입주 단지의 위치에 맞추어 매칭하였다. 해당 지수는 공급 상황을 ‘부족’, ‘적절’, ‘충분’으로 구분하여 조사하며, 전체 응답 중 ‘공급 부족’ 비중에서 ‘공급 충분’ 비중을 차감한 후 100을 더하여 산출한다. 연구에서는 직관적인 해석을 위해 100에서 원자료 값을 차감하여 사용하였으므로, 변환된 변수는 값이 클수록 공급 과잉을 의미한다. 해당 지표가 설문에 기초한다는 특성이 있으나, 일선 공인중개사의 응답은 현장의 호가와 매수 문의 강도 등 정량화하기 어려운 미시적 시장 정보를 집약하고 있어 김정렬(2013)과 성은영 외(2023)의 선행 연구에서도 전세수급지수를 시장 내 실질적인 수급 불균형 대리 변수로 활용한 바 있다.
전세 수요자 관점에서, 주변 주택의 매매 선택 또한 대체 가능한 선택지일 수 있다. 따라서 매매가격 관련 변수 또한 통제 변수로 도입하였다. 연구에서는 매매가격증감률을 사용하였으며, KB부동산의 각 시군구에 해당하는 매매가격 증감률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다만 매매가격증감률이 전세가격에 미치는 방향은 자산가격 기대와 매매·전세 간 대체관계가 함께 작용하므로 선험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입주는 사용승인일을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일반적으로 아파트의 사용승인은 행정기관으로부터 실제 거주와 입주가 가능하다는 허가를 받는 절차이며, 입주 지정 기간은 대개 사용승인일 직후에 설정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일관된 확인이 가능한 사용승인일을 활용하였다.
데이터 구축은 크게 속성 정보와 공간 정보의 결합으로 이루어졌다. 단지의 물리적 특성(세대수, 사용승인일 등)은 국토교통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을 기준으로 하되, 위치 정보는 한국부동산원의 단지 연계정보를 매칭하여 구축하였다. 단지 연계정보 데이터에는 없으나 공동주택 단지정보에는 존재하는 경우 등에는 직접 데이터를 보완하였다.
이렇게 연구에 정리·투입된 변수의 정의 및 출처는 <표 1>에 정리하여 나타내었다.
| 변수명 | 정의 및 산출방식 | 출처 |
|---|---|---|
| 전세가격 (log) | 단지-평형-월 기준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의 자연 로그 값 |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국토교통부, 2026) |
| 처치집단 | 처치집단 여부(더미변수) 반경 500m 이내=1 반경 500m 초과=0 |
공동주택 단지 연계정보 (한국부동산원, 2025) |
| 사건발생 | 사건발생 여부(더미변수) 입주 이후=1 입주 전=0 |
공동주택 단지 연계정보 (한국부동산원, 2025) |
| 전세수급 | 전세공급압력 100-KB전세수급지수 +)값: 공급초과 (-)값: 공급부족 |
주택가격 동향조사 (KB부동산, 2026b) |
| 매매가격 증감률 | 해당 시점(t), 해당 시군구(g)의 아파트 매매가격 증감률 | 주택가격 동향조사 (KB부동산, 2026a) |
| CD금리 | 양도성예금증서 유통수익률(91일물) | 경제통계 시스템 (한국은행, 2026) |
| 세대수 (log) | 신규 공급 아파트 단지 총 세대수의 자연 로그 값 |
공동주택관리 정보시스템 (국토교통부, 2026) |
| 시간 고정효과 | 공통적인 시계열 충격 통제 | - |
| 개체 고정효과 | 아파트 단지-평형 고유특성 통제 | - |
본 연구는 서울시 아파트 단지의 입주라는 국지적이고 이질적인 시점의 충격이 주변 단지의 전세가격에 미치는 효과를 추정하기 위해 적층형 이중차분법(stacked difference- in-differences)을 기반으로 한 이벤트 스터디(event study) 모형을 사용하였다. 이는 개별 단지의 입주 시점을 t=0으로 정렬하고, 각 사건별로 독립적인 대조군을 매칭하여 이를 적층하여 분석함으로써 시점 간 이질성으로 인한 추정 편의를 완화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이원 고정효과(two-way fixed effects) 모형은 모든 관측치를 하나의 데이터로 통합하여 분석하는 효율성이 있으나, 본 연구와 같이 처치 시점이 단지별로 상이한 상황에서는 대조군 설정의 문제로 인해 편의를 유발할 수 있다(Goodman-Bacon, 2021). 적층형 이중차분법은 Cengiz et al.(2019)이 최저임금 인상 효과 분석에서 체계화한 방법론으로, 특정 입주 단지의 충격을 해당 시점과 공간에 국한하여 독립적으로 비교함으로써 이러한 편의를 완화한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개별 단지의 고유한 특성과 거시적 시간 효과를 통제하되, 대조군을 각 사건에 대응하여 설정하는 적층형 설계를 적용하였다. 또한, 시장 국면에 따른 효과의 이질성을 검증하기 위해 전세수급, 매매가격증감률 등과의 상호작용항을 포함한 확장 모형을 구축하였다. 구체적인 계량 모형은 (식 1)과 같다.
ln(Pit)는 단지-평형 i, t시점(월)의 전세가격 자연로그 값이다. μi는 단지 및 평형의 고정효과항으로 입지, 브랜드, 세대수 등 시간 불변 개별 특성을 상수항으로 흡수하여 통제한다. τt는 월 단위의 시간 고정효과로 임대차 정책 변화, 계절성 등 서울시 전역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 충격을 통제한다.
는 입주 지정 시작 월(t=0)을 기준으로 k월 경과 여부를 나타내는 사건 시간 더미 변수이다. βk는 평균적인 상황에서의 입주 충격 효과를 나타내며, 입주 시점 이후 음(‒)의 값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Xt는 전세수급, 매매가격증감률 등의 연속형 변수이다. γk는 이에 대응하는 조절 효과를 포착하는 계수이다. 만약 본 연구의 가설대로 공급 과잉 압력이 높을수록 가격 하락폭이 커진다면, γk는 유의한 음(‒)의 값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총 효과가 시장 상황에 따라 증폭되거나 완화됨을 검증한다. 또한, 개별 아파트 단지 내 시계열 상관성과 이분산성을 교정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 수준의 군집 강건 표준오차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는 분석의 엄밀성을 확보하기 위해 Wing et al.(2024)의 논의 또한 반영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는 적층형 분석에서 하위 사건 간 표본 크기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편의(bias)가 유발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따라서 각 사건별 처치군과 대조군의 비율을 조정하는 가중치를 적용하고, 완전 균형 패널 데이터를 사용하여 이를 검증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이에 본 연구는 강건성 검증 단계에서 분석 결과가 특정 표본의 과대 대표성이나 구성의 변화에 기인하지 않음을 입증하고자 하였다. 이때, 각 관측치 a의 t시점에 부여되는 가중치(Qta)는 다음의 (식 2)와 같이 계산된다.
여기에서 은 전체 데이터 중 입주 단지의 총합, 는 해당 입주 단지에 매칭된 기축 단지의 수, 은 전체 기축 단지의 수이다.
Ⅳ. 실증분석
본 연구는 2011년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서울시 아파트 입주 단지를 대상으로, 입주 전후 6개월, 반경 2km 이내 인근 단지의 전세가격 변화를 분석하였다. 또한, 분석의 물리적 거리 기준인 2km 이내에서 직접 영향권(0~500m)을 처치군으로, 그 외곽 지역(500m~2km)을 대조군으로 설정하여 이중차분법을 수행하였다.
데이터의 정합성을 위해 갱신 계약을 제외한 신규 계약만을 추출하여 불균형 패널을 구축하였으며, 최종 분석 표본은 6,190개로 처치군은 1,054개, 대조군은 5,136개이다. 각 표본에서 주요 변수의 기초 통계량은 <표 2>와 같다. 입주 단지까지의 거리 변수는 처치군과 대조군을 구분하는 기준 변수로 활용되었을 뿐이므로 실제 분석의 설명 변수에서는 제외하였다.
공급 충격이 시장에 전달되는 경로를 규명하기 위해, 기본 모델에 전세 수급, 매매가격 증감률, CD금리, 그리고 세대수를 단계적으로 투입하였다. 결과는 <표 3>과 같다. 모든 모형은 개체 고정효과와 월별 시간 고정효과를 포함하여 분석하였다.
기본 모형인 모형 (1)에서는 ‒2.39% 수준의 충격이 관찰되었으나, 유의수준은 10%에 그쳤다. 이는 서울시 전세시장의 평균 모형에서는 시장 상태별 효과가 상쇄되어 나타났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모형 (2)에서 수급 압력에 따른 입주 충격의 증폭 효과가 입증되었다. 전세 수급을 통제하자 순수 충격 효과는 ‒5.34%로 확대되었으며 통계적 유의성 또한 1% 수준으로 강화되었다. 특히, 상호작용항의 계수는 ‒0.0007로 유의한 음의 값을 보였다. 전세수급 변수는 값이 클수록 공급 과잉을 의미하므로, 음(‒)의 계수는 공급이 과잉일수록 가격 하락폭이 커짐을 나타낸다. 즉, 이미 공급이 충분하여 전세 수요자 우위인 시장일수록, 신규 공급 충격이 발생했을 때 전세가격 하락폭이 더 증폭된다는 효과의 이질성이 확인된다.
모형 (3)에서 (5)를 보면, 다른 상호작용항이 투입되었음에도 전세 수급과의 상호작용항은 지속적으로 음(‒)의 관계를 나타내며 견고하게 유지되었다. 즉, 입주라는 물리적 사건보다 당시 시장이 그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의 여부가 입주 이후 전세가격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모형 (3)의 매매가격 변동과 모형 (4)의 CD 금리를 통제한 이후에도, 수급 압력 변수 상호작용항은 ‒0.0008 및 ‒0.0012로 계수의 크기와 유의성이 강화되었다. 한편, 매매가격 증감률과의 상호작용은 유의하지 않았다.
모형 (5)에서 세대수와의 상호작용항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추가적인 설명력을 나타내지는 않았다. 이는 세대수가 중요하지 않음을 의미하기보다는, 본 연구가 이미 1,000세대 이상의 대단지를 분석 대상으로 한정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일정 규모 이상의 입주 공급이 있는 경우에는, 단지의 물리적 규모 차이에 따른 한계 효과보다 당시 시장이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지 여부, 즉 거시적 수급 여건이 가격 하락의 강도를 결정하는 지배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였을 수 있다.
이중차분법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평행추세검증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의 평행추세검증에서는 기준 시점을 입주 3개월 전(t=-3)으로 설정하였다. 이는 통상적인 경우, 직전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전세 계약은 물리적인 입주 시점이 아닌 수개월 전에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며, 신규 아파트 입주 시장의 경우 또한 입주 3개월 전부터 전세 매물이 공급되며 가격 조정이 이루어지는 선반영 효과가 존재하기 때문이다(김지연, 2022). 따라서 입주 1, 2개월 전 가격 하락은 공급 충격의 선반영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며, 이를 반영하여 입주 3개월 전을 기준 시점으로 설정하여 충격의 전체 경로를 포착하고자 하였다. 결과는 <그림 2>와 같다.
분석 결과, 기준시점까지(t≤-3)의 추정 계수들은 0을 중심으로 분포하며, 95%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고 있어 처치군과 대조군 간에 사전적 추세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평행추세 가정을 만족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기준 시점 이후(t>-3)부터 추정 계수가 하락하는 패턴이 관찰되며, 그 하락폭이 더욱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다소의 변동성이 존재하나, 이는 불균형 패널 자료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앞선 분석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입주 충격이 공급 과잉하 등에서만 선명하게 발현되는 가격 반응의 이질적 특성으로 인해, 전체 표본에서는 그 효과가 평탄화되어 나타난 것일 수 있다.
본 연구는 입주의 공간적·시간적 직접 영향권을 각각 반경 500m 및 6개월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시·공간적 기준 설정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영향권을 1km로 확장한 모형과, 500m~1km 사이 구간만을 분석한 플라시보 검정(placebo test), 그리고 6개월 영향을 12개월 기준으로 확장한 모형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였다. 결과는 <표 4>에 제시하였다.
| DID(treat×post) | 관측치수 | |
|---|---|---|
| 기본 모형 500m 기준 | -0.0239* (0.0141) | 6,190 |
| 공간적 확장 모형 1km 기준 | -0.0107 (0.0112) | 6,190 |
| 플라시보 검증 (500m~1km) | -0.0006 (0.0135) | 5,136 |
| 시간적 확장 모형 12개월 기준 | -0.0138 (0.0111) | 11,674 |
검증 결과, 전세가 하락 충격은 입주 단지 반경 500m 이내에서만 유의하게 나타났다. 반면 영향 범위를 1km로 넓힐 경우, 충격이 없는 지역이 혼재되면서 계수의 크기가 절반 이하인 ‒1.07%로 줄어들며 통계적 유의성을 상실하였다. 즉, 거리가 멀어질수록 충격이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결정적으로, 핵심 영향 지역인 500m 이내를 제외하고 500m~1km 구간만을 분석했을 때, 처치 효과는 ‒0.06%로 크게 축소되었으며, 통계적 유의성 또한 없었다. 이는 연구에서 설정한 반경 500m의 공간적 범위가 타당함을 나타낸다.
한편, 분석 기간을 12개월로 확장할 경우, 충격 계수는 ‒1.38%로, 기본 모형 대비 그 크기가 약 42% 감소하였으며 통계적 유의성 또한 소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신규 입주로 인한 전세가 하락 충격이 입주 초기 6개월 이내에 집중되는 단기적인 현상임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주 분석 결과가 적층형 이중차분법의 잠재적 편의에 기인한 것이 아님을 확인하고자, Wing et al.(2024)이 제안한 보정 가중치와 균형 패널 조건을 적용하여 추가 강건성 검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는 <표 5>와 같다. 우선 완전균형패널 형성을 위해 표본 수가 기존 분석 대비 감소함에 따라, 단순 평균 처치 효과를 추정한 모형 (1)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이 사라졌다. 이는 공급 충격이 모든 상황에서 일률적인 가격 하락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라는 본 연구의 전제와 부합한다.
| 변수 | (1) 기본모형 | (2) +전세수급 |
|---|---|---|
| DID(treat×post) | -0.0317 (0.0194) | -0.0631*** (0.0197) |
| DID×전세수급 | - | -0.0009*** (0.0003) |
| 관측치(Obs) 수 | 2,574 | 2,574 |
| Adj. R2 | 0.873 | 0.873 |
그러나 본 연구의 핵심 가설인 수급 압력에 따른 이질성을 검증한 모형 (2)에서는 기존의 결과와 일관된 결과가 도출되었다. 주 효과의 계수는 ‒0.0631로 유의하게 나타나, 수급 여건이 통제된 상황에서는 공급 충격이 전세가격 하락에 분명한 영향을 미침을 재확인하였다. 또한, 전세수급과 공급 충격의 상호작용항 계수는 ‒0.0009로 나타나 1%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입주 물량의 충격이 단순히 물리적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수급 여건에 따라 상이하게 증폭된다는 본 연구의 결론이 분석 방법론의 변화나 표본 구성의 차이에 관계없이 견고함을 입증한다.
Ⅴ.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2011년 7월부터 2025년 말까지 서울시 아파트 시장을 대상으로, 1,000세대 이상의 신규 입주가 인근 단지 전세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적층형 이중차분법을 활용하여 실증 분석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시장의 수급 상황에 따라 그 효과가 이질적으로 나타난다는 가설을 검증하는 데 주력하였다.
주요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입주 단지 반경 500m 이내의 인근 단지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전세가격 하락 효과가 관찰되었으나, 이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평균적인 모형에서는 그 효과가 다소 제한적이었다. 둘째, 시장의 전세 수급을 고려한 결과, 공급 충격의 효과는 이질적인 결과를 나타내었다. 즉, 전세 공급이 부족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에는 입주가 진행되더라도 전세가격 하락 효과가 제한되거나 상대적으로 약화되었다. 셋째, 이러한 결과는 Wing et al. (2024)이 제안한 보정 가중치를 적용한 완전 균형 패널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나, 분석 결과의 강건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기존 주택 공급 연구들이 간과했던 공급 효과의 이질성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를 갖는다. 입주 충격은 독립적으로 작용하기보다는, 시장이 보유한 수급 여건과 결합될 때 비로소 실질적인 가격 조정 기제로 작동함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하여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 수립에 있어 다음과 같은 중요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주택 공급 정책의 유효성은 시의성에 크게 의존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어 초과 수요가 강력한 시장 상황에서는 단순히 신규 물량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즉각적인 가격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움을 시사한다. 따라서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과 같은 상승 상황에서는 공급 확대와 더불어 유동성 관리 및 수요 측면의 보완 정책이 병행되어야 실질적인 가격 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역전세난 등 시장 하락기에 대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다. 대규모 입주가 예정된 시기에 거시적 하방 압력이 겹칠 경우, 전세가격 급락으로 인한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국지적으로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정책 당국은 입주 물량이 집중되는 시기와 지역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임대인 유동성 지원 및 임차인 보호 장치를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편,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지니며 이는 향후 연구를 통해 보완될 필요가 있다.
첫째, 공급 충격의 상대적 크기를 정밀하게 통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기존 재고 주택 수가 많은 지역에 일정 규모의 단지가 입주하는 것과, 대체 가능한 아파트가 희소한 지역에 동일 규모가 입주하는 경우의 파급력은 서로 상이할 것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해당 지역의 재고 주택 수 대비 신규 입주 물량의 비율을 고려하여 충격의 강도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시장의 수급 상황을 대리하는 변수로 설문 기반의 지표인 KB부동산 전세수급지수를 활용하였다는 점이다. 해당 지표가 시장의 심리를 잘 반영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정량적인 재고량이나 공실률 데이터에 비해 객관성이 다소 부족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분석 대상을 1,000세대 이상이라는 특정 규모로 한정하였으며, 인근 지역의 주택 멸실 물량을 모형 내에서 직접 통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주택의 멸실에 따른 재고 감소분은 반영하지 못하였으므로, 본 연구의 추정 결과는 신규 입주 자체가 가져오는 공급 충격의 국지적 가격 반응으로 한정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









